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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수익성 악화한 공차코리아가 경영전략으로 '인테리어' 내세운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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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한 공차코리아가 경영전략으로 ‘인테리어’ 내세운 속내

고희경 대표 영입 이후 첫 프로젝트 ‘공차 2.0′
영업이익률 23%에서 4년 만에 3% 급락
900개 매장 셀프 인테리어 해도 도면비 받아
“인테리어 마진율 알 수 없지만 본사 수입원 중 큰 부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 이후로 수익성 악화에 빠진 공차코리아(이하 공차)가 지난 17일 향후 경영전략으로 ‘공차 2.0′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사실상 본사 수익 증대를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차 2.0은 점포 내·외관을 비롯해 운영 방식, 메뉴 등 매장에 대한 대대적인 재단장이 골자입니다. 그런데 매장 인테리어는 가맹본부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개점한 공차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본점. /공차코리아 제공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개점한 공차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본점. /공차코리아 제공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차는 전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공차 플래그십스토어 강남 본점을 열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차 2.0을 발표했습니다. 고희경 공차 대표는 공차 2.0을 발표하면서 “공차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의 12년이 공차 1기였다면, 이제 공차 2기가 시작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공차 2.0은 지난해 11월 고 대표가 합류하면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고 대표는 “입사 이후 시작한 첫 작업이 공차의 새로운 매장 디자인이었다”면서 “콘셉트 스토어와 플래그십 스토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전개할 15평 기준의 스탠더드 매장 디자인을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 해왔다”고 했습니다. 고 대표 영입 당시 공차는 매각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매각을 위한 내부 체질 개선을 위한 인사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관측과는 달리 매장 리뉴얼 작업을 진행한 것입니다.

공차는 공차 2.0의 5대 핵심 요소로 ▲TV나 스크린과 같은 미디어월 ▲바닥 타일 ▲주문대 ▲차(茶) 라운지 ▲브랜드 로고를 정했습니다. 가맹점 상황에 맞춰 다소 제각각이던 기존 매장 내부 환경에 통일감을 주기 위해 최소한의 요건으로 정한 것이지만, 기존 가맹점이 공차 2.0에 매장 환경을 맞추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인테리어 변경이 불가피합니다.

고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매장 인테리어에 대해 “매장이 노후화하면 젊은 층 소비자는 물론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어렵다”면서 10년 이상 매장을 운영하신 가맹점주들의 수요가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고 대표는 “공차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가맹점의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전략을 계속 커뮤니케이션 해오고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차가 공차 2.0을 발표하면서 가맹점주를 위한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수익성 악화에 빠진 공차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테리어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매장 인테리어에는 매장에서 쓰이는 메뉴 제조 도구·설비부터, 테이블 및 의자, 바닥재, 외부 간판 및 마감재 등을 대부분 본사가 공급하는데, 여기서 얻는 수익이 커 공차가 이를 활용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공차는 코로나19 확산세 이후 좀처럼 꺾인 영업이익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공차의 매출액은 2235억원, 영업이익은 523억원을 기록해 23%의 영업이익률을 보였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3%까지 떨어졌습니다. 2022년부터 매출액은 회복세를 보이면서 2년 평균 매출액 증가율 8%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세가 지속한 탓입니다.

리니지M 사전예약 중

공차의 수익성은 가맹 사업의 핵심인 가맹점 수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악화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맹 사업은 가맹 본사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제품 원료와 부자재 등을 공급하고 여기에서 수익을 내는데, 구매처가 확대됐음에도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뜻입니다. 공차의 매장 수는 2019년 567개에서 지난해 900개까지 증가했습니다.

공차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2021년 말과 지난해 4월 두 차례 가격 인상도 단행했는데, 그간 가맹점 물품 공급가격 역시 인상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면 단순히 원부자재 공급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실제로 가맹점 인테리어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공차의 지난해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가맹점 개점을 위한 인테리어에는 1평(3.3㎡)을 기준으로 약 330만원이 들고, 간판 및 실내외사인에는 880만원, 가구 및 집기에는 550만원이 듭니다. 고 대표가 말한 15평 스탠더드를 기준으로 매장을 구성할 경우 인테리어 등에만 매장당 수천만원이 드는 셈입니다.

아울러 공차는 가맹점주가 직접 인테리어를 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도면작성비를 받고 있습니다. 매장 면적별로 15평 이하는 1100만원, 16평 초과 25평 미만은 1375만원, 25평 이상은 1650만원 등입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매장 인테리어에서 가맹 본부가 어느 정도의 마진을 가져가는지는 업체별로 모두 다르겠지만, 가맹 본부의 수익원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테리어”라면서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5년마다 매장 점포환경개선(재단장)을 요구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라고도 했습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는 점포의 시설, 장비, 인테리어 등의 노후화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나 위생이나 안전의 결함으로 가맹사업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정상적 영업에 현저한 지장을 주는 경우 점포환경개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가맹본부는 간판 교체·인테리어 공사비 등을 20~40% 부담하게 돼 있습니다.

고 대표는 공차 2.0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저조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이면서 올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14.6% 성장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점포 수 100개 확대, 비용 절감을 제외한 별도의 경영 실적 개선 전략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올해 코코아 등 원료 급등 이슈에도 가격 인상은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우윳값 인상에도 가맹점 우유 공급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과 공차 2.0에서 판매하는 케이크나 샌드위치 등의 식품들도 가맹점에서는 점주들이 의무적으로 취급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가맹점 친화적인 모습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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