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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건축물 기행] 지구온난화 대응 건축재료와 목조건축의 미학 -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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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아함 뽐내는 목구조 진주휴게소
    휴게소 최초 장애 없는 건축물 인증
    화장실 내부 중정… 나무 향기 가득

    진주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나무 지붕판만 보이게 한 간결한 공간
    2021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최우수상


    전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와 산사태, 산불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으며, 기후변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특히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나무 심기와 목재 이용은 산림분야의 대표적인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의 하나이다. “나무를 베어내서 건축이나 가구재로 사용하면 자연이 훼손돼 산림이 산소를 적게 배출하지 않을까?”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것이다. 그러나 나무는 수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40~50년까지는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탄소저장한도에 도달해 산소배출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나무를 탄소의 저장통조림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산림 내에서 목재를 그대로 방치하면 저장된 탄소는 산불, 충해 또는 썩으면서 대기 중으로 빠르게 환원된다. 이러한 순환 사이클을 폐쇄된 산림순환 사이클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산림+목재+건축의 순환 사이클이 필요하다.

    진주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전경./㈜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진주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전경./㈜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건물로 인해 발생되는 탄소는 체화탄소와 운용탄소로 구분된다. 체화탄소는 건물 또는 기반시설의 전 과정에 걸쳐 재료 및 건설 공정과 관련된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말하며, 운용탄소는 건물의 유지관리에 따른 에너지 소비로 인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말한다. 건축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9%를 차지하며, 체화탄소는 2050년까지 신규 건설의 탄소 발자국 중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재는 제조에 필요한 에너지가 철근 콘크리트의 1/2에 불과하므로 탄소사회의 긍정적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목조건축의 비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우리가 구입, 소비하고 있는 모든 제품은 그 제품이 만들어지고 버려지기까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것을 ‘탄소발자국’이라 한다. 목재 제품은 탄소를 몸통에 고정하기 때문에 탄소발자국이 극소량이다.

    목조건축은 대자연을 품은 건강 소재로 자연 결핍의 현대인에게 우주 에너지가 집결된 자연의 쾌감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건강을 지키는 소생의 재료이다.

    진주휴게소 외관./㈜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외관./㈜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목조건축은 인간의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을 담는 그릇이 된다. 실내에 목재를 사용하면 정신 안정효과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편안해진 상태는 뇌의 활동을 자극하여 업무 능률이 높아진다.

    훌륭한 건물일수록 편안하고 집중력이 높은 공간이 많은데, 좋은 건축공간은 우선적으로 공기, 물, 빛 ,열, 소리 등과 같이 거주자의 건강과 관련된 오감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거주환경 요소로부터 불쾌감이 제거되면서 거주자의 휴식의 질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으며, 흡습과 방습의 수분평형을 유지하는 조습작용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등 많은 장점들을 갖추고 있다.

    목조건축의 국내외 이용사례를 보면 일반적인 소규모 주택부터 연구실, 학교, 고층 건축물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실 목재는 인류가 사용하는 가장 오래되고 다목적인 건축재료 중 하나이다. 그러나 목조건축에서 흔히 우려하는 것이 화재와 내진 등 구조적 안전성 문제일 것인데, 화재 성능은 화재 안전을 달성하기 위한 캡슐화, 스프링클러 등 여러 가지 화재안전 조치를 갖추고 있으며, 구조적으로 대형 목조건축물은 동일 건물의 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1/5의 무게이기 때문에 내진성능은 뛰어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목조건축이 가지는 한계성 또한 분명히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살아가고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이 행성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목조건축의 활용방식과 비율은 깊이있게 고민되고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산림청 ‘생활 속 목재 이용’ 일부 발췌)


    진주휴게소 외부./㈜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외관./㈜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외부./㈜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외관./㈜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포치공간./㈜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포치공간./㈜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공공건축에서 목조건축의 좋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다 잠시 쉬게 되는 진주휴게소는 낯선 모습에 잠시 당황하게 된다.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가 현대적인 재료로 높고 화려하지만 진주휴게소는 나지막한 매스에 목재기둥의 구조미가 고스란히 드러난 낯설지만 편안한 목조구조이기 때문이다. 공공건축에서의 목구조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진주휴게소 목조구조의 미학./㈜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목조구조의 미학./㈜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목조구조의 미학./㈜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목조구조의 미학./㈜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시 호탄동 382번지에 건축된 ㈜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최삼영)의 작품으로 2010년 현상설계 공모 당선되어 준공된 휴게소로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목구조 휴게소이다. 이렇게 대중이 이용하는 고속도로에 준공된 것은 목조건축의 발전에 큰 의미를 가진다. 일반인에게 목조의 아름다움과 친환경성, 실용성, 편안함과 안락함을 알림으로써 미래 지향적이고 생태적이며 환경 친화적인 목조건축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 또 휴게소 중 최초로 BF인증을 받아 장애 없는 건축물로 인증받은 휴게소이다. 건축과 자연의 긴밀한 대화를 유도하도록 계획되었으며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 기존 자연 질서와 긴밀한 결합, 휴게소 이용객들에게 친근하고 편안하게, 가볍고도 소박한 조형으로 주변을 압도하지 않고 겸손하고 단아한 형태로 계획되고 구축되어야 함을 전제했다.

    진주휴게소 내부./㈜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진주휴게소 내부./㈜가와종합건축사사무소/

    휴식이라는 휴게소의 이미지에 맞게 주변 숲과 나무와 잘 어우러졌다. 기둥과 기둥 사이사이로 열린 시각적 연결은 간이 휴게소지만 풍부한 공간감을 가지게 한다. 이런 시각적 소통을 통하여 자연이 배경이 되어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 한다. 목조건축의 미학적 가능성에서 으뜸은 재료 노출을 통한 구조미일 것이다. 우리 전통건축에서도 그러하듯 들보나 서까래, 공포의 규칙적 배열은 미학적으로 수준높은 완결성을 보여준다. 진주휴게소에서도 보여지는 목재기둥과 보, 마감재는 방문자에게 편안하고 아름다운 미학적 가능성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지붕과 매스 사이로 빛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따듯한 나무 휴게소를 부각시키며 화장실 내부에 중정 공간을 두어 나무와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간다. 나무 그늘 아래 잠시 쉬어가듯 새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나무 향기 가득한 공간에서 천천히 걸으며 나무집이 어떻게 구조화되어 지어지는지 살펴보고, 목조건축의 단아함을 만끽하는 즐거움을 추천드린다.


    진주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외부 전경./㈜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진주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외부 전경./㈜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두 번째로 소개할 건축물은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이다. ㈜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신성진· 손경민)의 설계로 소형 공공건축 목조 프로젝트로 탄소 감축 대안 제시를 내걸고 2021년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진주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외부 전경./㈜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진주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외부 전경./㈜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진주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외부 전경./㈜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진주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 외부 전경./㈜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진주시 문산읍사무소의 주 진입부에 위치하고, 대지 주변으로 교차로가 나 있어 접근이 원활하다. 이 프로젝트는 주민을 위한 쉼터와 자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목구조 건축을 제안하는 공모로 시작했다. 목구조는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목조건축을 선도하는 도시를 만들고픈 진주시와 최삼영 총괄계획가의 의지이기도 했다. 공모 당선 이후 구법을 변경하여 나무 지붕판만 보이게 한 간결한 공간이 완성됐다. 대개의 중목구조가 선적 구조미를 보인다면 문산읍 주민자치센터에서는 내부공간의 면적 요소가 강조되는 다른 미학적 완결성을 보여준다.

    문산읍 주민자치센터의 간결한 내부공간./㈜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문산읍 주민자치센터의 간결한 내부공간./㈜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문산읍 주민자치센터의 내부공간./㈜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문산읍 주민자치센터의 내부공간./㈜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주변에 흔히 보이는 자치센터, 경로당, 마을회관, 어린이집 등과 같은 소규모 공공 건축물은 광역적 범위의 주요 공공건축물보다 우리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소규모 공공 건축물은 마을 단위의 규모에서 접근하여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쓰임에 맞는 공간을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구조는 문화적, 감성적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자연재로써 공공 건축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춰주기에 이러한 공간을 구현하는 데 적절하다.


    (시 건축사사무소 배종열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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