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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골목' 18곳중 14곳 '불법건축'…피해 키운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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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찾은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임민정 기자1일 찾은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임민정 기자
사망자 156명을 낳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비탈진 골목길. 피해가 이토록 심각해진 배경에 골목길을 더 좁게 만든 불법 건축물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주택가였던 이태원에 수십년 전 상권이 들어서면서 불법 건축물 또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태원 압사 참사가 일어났던 골목길 폭은 3.2m에 불과했다. 'T'자 형태의 사고 골목과 위쪽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있는 가게들의 건축물대장을 살펴보니 전체 18곳 중 14곳이 현재 '위반' 딱지가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을 찾아 확인해보니 양팔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더 좁은 옆 골목길도 있었다. 그 자체로 좁은 골목길 양옆으로 불법 증축물이 튀어나와 통행을 방해했다.

1일 찾은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길가로 불법 증축물이 나와있다. 임민정 기자1일 찾은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길가로 불법 증축물이 나와있다. 임민정 기자
참사 전날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이태원을 찾았을 때는 불법 적치물이 길거리 곳곳에서 보였다. 해밀톤호텔 별관에 위치한 한 클럽은 오전에 배트맨 모양의 옥외 구조물을 설치했는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면서 통행을 막기도 했다. 이 밖에도 술집 앞에 야외 테이블, 장식물, 난로 등이 놓여 있었다.

골목 한쪽에는 특수분장사들의 노점상도 있어 통행에 혼란을 더했다. 용산구청 측은 핼러윈을 맞아 28일, 29일 오후 7시부터 10시 30분경까지 노점 단속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청 담당자는 "옮기라고 하면 옮기지만 다른 곳에 단속하러 다니면 어느새 돌아와 노점 행위를 하고 있었다"며 "사고 난 지역 주변은 워낙 사람이 많아 아예 진입을 못 했다"고 답했다.

1일 찾은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임민정 기자1일 찾은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임민정 기자
한편 해밀톤호텔 본관 북측에 있는 주점은 테라스(17.4㎡)를 무단 증축해 지난해 용산구청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주점은 시정 조치하지 않아 구청이 부과한 강제이행금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불법 증축물로 일대 통행로가 더 비좁아져 흐름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불법 건축물이 적발되면 업소에 원상 복구 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다만 지자체가 직접 철거에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구청 관계자는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뒤쪽은 60년대 생긴 구도심 상가 지역이라 위반건축물이 상당수"라며 "현실적으로 민원으로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구청이 먼저 적발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또 해당 테라스는 네이버지도 거리뷰로 확인했을 때 최소 2010년 8월부터 도로로 나와 있었다. 다만 업장이 달라지며 모양은 약 5차례 바뀌었다.

이에 구청 측은 "음식점은 위반 건축물이 있으면 영업 신고가 안 돼 주인이 바뀌면 시정하고 신고해야 한다"며 "새로운 업주가 (테라스를) 없앴다 다시 만들었다 하는 과정에서 민원이 들어와 시정명령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고를 막으려면 구도심 일대를 재구조화하는 것보다 인파가 몰렸을 때 통행이 잘 되게끔 경찰과 구청이 보행자 통제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건축법상 도로 폭은 최소 4m는 돼야 하지만, 오래된 주택이나 건물이 있는 구시가지에는 공간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1일 찾은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통행을 방해하는 구조물이 길가에 있다. 임민정 기자1일 찾은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 통행을 방해하는 구조물이 길가에 있다. 임민정 기자
경기대 김진유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시가지가 오래되면 처음에 그 건물을 지었을 때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쓰게 된다"며 "이태원은 특히 주택이 많은데 주택을 개조해서 식당 등으로 쓰면 주택에서 필요 없던 부분을 만들며 건축물을 외부까지 개조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도심일수록 불법 건축물이 늘어나는 건 맞지만 일일이 제재하다 보면 상권이 위축되거나 소유자나 영업하는 사람들이 민원 제기해 한계가 있다"며 "방문객들이 많으면 경찰이 차로를 막고 보행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체적으로 경찰이 보행자 숫자와 공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 130명 정도가 그 골목을 보고도 위험한 상황인지, 못 움직일 때 어떻게 개입해 보행 흐름을 풀어줘야 할지를 몰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양대 이창무 도시공학과 교수도 "도시에 이태원 같은 동네는 나름대로 아기자기하고 여러 활동을 담을 수 있는 곳이라 공간 자체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며 "도로를 반듯하게 만들고 확장하는 건 지역 상권과 특성을 해치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간에 들어가는 사람이 몰려서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한 방향이든 양방향이든 막을 쳐서 흐름이 막히지 않게 유지하는 식으로 보행자를 관리하는 규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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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NICAD님의 댓글

사고뒤엔 수습과정의 마지막은 건축 물고 늘어지기인듯... 환경이 우리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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